늦은 밤 대관령휴게소
요번 휴일엔 장모님을 뵙기 위해서 강원도 동해로 떠났다.
오후 늦게 출발하였더니 해가 지고 컴컴할 때 출발하게 되었는데 번거로워서 밥을 안 먹고 출발했더니 가면서 배가 고파졌다.
동해를 갈 땐 보통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편인데 양평, 횡성 휴게소가 중간정도에 위치한 휴게소라서 자주 들려 주유와 식사를 해결하곤 했다.
이번엔 늦게 출발했더니 차도 안 막혀서 시원하게 달리기 좋았기에 들리기 아쉬웠고 기름도 기존 남아있던 양이 꽤 되어서 굳이 들릴 필요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더 달리다가 강릉대관령 휴게소를 들려 기름을 넣고 식사를 해결하게 되었다.
밤 10시가 다 된 시간에 도착했기에 당연히 식당이나 열린 가게는 없었지만 다행히도 편의점이 열려있었다.
편의점에서 뭘 먹을까 둘러보다가 한강 라면 기계를 발견했다.
보통 휴게소 편의점은 식당 판매를 위해서인지 컵라면도 먹기 어렵게 되어있었는데 여기는 아예 라면 기계가 있어서 봉지라면을 따뜻하게 끓여 먹을 수 있었다.
라면 한 그릇에 4000원.
휴게소에서 끓여주는 라면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이었지만 늦은 밤 허기를 달래기엔 부담 없는 금액이었다.
아쉬운 건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이 진라면 순한 맛, 매운맛뿐이었단 거다.
편의점 안에도 다른 컵라면이나 봉지라면을 팔지 않고 있었는데 아예 진라면만 팔기로 계약이 되어 있나 보다.
평소 진라면은 잘 안 먹는 편이긴 한데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진라면 매운맛을 먹게 되었다.
진라면은 역시 매운맛이지.
카운터에 가서 라면을 먹겠다고 하면 점원분이 라면과 종이그릇을 주신다.
라면 기계 쓰는 방법은 종이그릇 안에 면과 스프를 넣고 기계에 올린 후 일반 라면을 선택하여 시작을 누르게 되면 알아서 물이 나오고 타이머가 돌아가며 물이 끓게 된다.
중간중간 면을 뒤집어가며 끓여주면 좀 더 잘 익은 면을 먹을 수 있다.
라면 끓는 것을 기다리며 휴게소를 둘러봤는데 어두운 휴게소에 나와 아내만 있으니 뭔가 전세 낸 기분도 나고 여행을 떠난 기분이라 은근히 신났다.
낮에 열려있을 때 왔으면 순두부 한 그릇 뜨끈하게 먹었을 텐데... 아쉬웠다.
어느새 라면이 다 끓었고 가져와 자리에 앉아 호로록 흡입했다.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만 부은 게 아니라 방금 끓여서 나온 라면이라 그런지 훨씬 면이 꼬돌꼬돌하고 국물도 뜨거우니 먹기 좋았다.
대관령이라 그런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매서운 바람에 몸이 확 식었는데 뜨끈하게 끓인 라면으로 훈훈하게 몸이 덥혀졌다.
계란이나 파 송송 넣지 못해 아쉬웠지만 밤 10시에 찬 바람 쐬고 집 밖에서 먹는 라면의 맛은 끝내줬다.
급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기에 신났던 마음이 라면으로 더 흥이 올랐다.
대관령에서 동해까지는 4~50분 이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휴게소에서 제대로 힐링을 하고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었다.
다음에도 밤에 움직이게 되면 일부러라도 한번 들려서 즐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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