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왱이콩나물국밥 - 전주 첫 끼, 콩나물 국밥, 취향차이...?

전주에 도착해서 식사도 안 하고 출발했기에 배가 너무 고파서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식사를 하러 한옥마을 쪽으로 떠났다.

미리 찾아두었던 식당이 있었는데 첫 끼는 무조건 콩나물 국밥을 먹기로 정했었다.

전주하면 비빔밥만 생각했었는데 콩나물 국밥이 오래됐고 맛집이 많다는 것을 찾다 보니 알게 되었고 깔끔하게 첫 끼를 먹고 싶어서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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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왱이콩나물국밥

 

 

식당 주차장이 참 좋았는데 오래된 집답게 돈을 많이 버셨는지 주변 부지를 다 사셔서 주차장이 매우 넓었다.

어느 정도로 넓냐면 버스가 들어가도 될 정도의 주차장 부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였다.

이 정도로 잘 되는 가게구나~ 해서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메뉴판을 보면 콩나물 국밥 단일 메뉴였는데 모주도 같이 판매를 하시고 계셨다.

전주 어디를 가도 모주를 판매하던데 찾아보니 막걸리 같은 탁주를 희석하고 계피, 생강, 대추 등을 섞은 약간 쌍화탕 막걸리 느낌이었다.

알코올 도수도 1도 안팎으로 낮은 편이었는데 평소 막걸리를 별로 안 즐겨서 굳이 사 먹진 않았다.

 

콩나물 국밥을 2인 주문하면서 둘러보니 문재인 전 대통령도 들렸던 식당이었던 듯싶었다.

역사나 맛이 깊긴 깊구나~ 하면서 식당을 슬슬 둘러보니 금방 국밥이 나왔다.

 

반찬은 김치, 깍두기, 무말랭이, 새우젓 이렇게 기본 찬이 나왔고 콩나물 국밥이 뜨끈하게 나왔다.

여기 식당은 국밥을 팔팔 끓여서 내오지 않고 뜨끈하게 데워서 나온다고 한다.

그 점이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식힐 필요가 없도록 이렇게 세팅해 주시는 것 같았다.

 

 

콩나물 국밥하면 필수적인 수란도 나왔는데 국밥이 팔팔 끓지 않는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수란이 상당히 익혀져서 나오는 편이다.

원랜 국물을 부어가며 수란을 익혀서 먹는 맛인데 많이 익혀서 나오기 때문인지 호로록 마시듯 먹는 수란의 맛을 즐길 수 없어서 아쉬웠다.

 

국물도 얘기할 게 많은데 일단 기본적인 간이 되어있었다.

전라도 지방 얘기할 때 음식 간이 세다는 얘기가 많아서 어느 정도 되려나~ 궁금했었는데 확실히 간이 셌다.

여기만 그런진 모르겠지만 다른 지방에서 콩나물 국밥을 먹을 땐 맑은 국물에 심심한 간으로 각자 알아서 소금이나 새우젓을 타서 간을 맞춰 먹는 느낌이었다면 여긴 기본적으로 웬만한 간이 다 되어있었다.

 

 

국밥 안엔 콩나물과 오징어가 들어있는 일반적인 콩나물 국밥이었다.

국밥이 팔팔 끓지 않아서 그런지 콩나물이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어서 먹기 좋았다.

오징어도 탱글탱글 했고 육수가 깊다기보단 깔끔한 맛이어서 해장으로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국밥을 뒤적거려 보면 안에 숨겨져 있던 양념장이 섞이게 된다.

이게 신기했는데 콩나물 국밥에 양념장이 들어있다니.

처음 보는 콩나물 국밥 스타일이었고 양념장이 풀리면서 고춧가루가 풀려 국물이 빨개지며 간이 좀 더 세지게 된다.

이때부터 살짝 라면국물의 느낌이 나면서 많이 짜지게 되었다.

 

 

난 라면 스프를 넣은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아내는 국물 떡볶이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살짝 그런 맛도 나긴 난다.

 

이 양념장 부분이 제일 아쉬웠다.

그냥 기본적인 간으로도 충분히 짭짤해서 밥과 먹기 나쁘지 않았는데 양념장이 풀리면서 더 짜지게 돼버리니 더 먹기가 싫어지게 되었다.

 

간이 세다는 건 짜다뿐 아니라 다채로운 맛을 느끼게 해 주면서 풍부한 맛을 느끼게 해 준다는 말도 되는데 이 국밥은 다채로운 맛보단 짜지면서 깔끔한 국물이 가벼워져 버렸다.

라면 국물 같은 느낌을 줘버리니 국밥을 먹는지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워낙 오래된 식당이고 손님도 많은 곳이었고 가게 곳곳에 사장님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홍보물들이 많아서 이 맛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건 알겠지만 아쉽게도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이 맛은 취향 차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평소 간을 진하게 드시는 분이라면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린다.

 

전주의 첫 끼는 아쉽게 실패였는데 이 뒤로도 살짝 좀 붕 뜨긴 했다.

그건 천천히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