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물생활
작년 연말 계속 괴롭히던 백탁이 완전하게 잡히고 쌈닭 니모 한 마리를 가둬둔 뒤로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어항은 아주 순탄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백탁이 정말정말 완전히 잡힌 건지 한 달 동안 쨍한 맑은 물을 보여주고 있어서 물멍 하기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낮엔 햇빛이 어항에 비춰지게 되고 겨울이라 보일러를 틀게 되어 방 온도가 좀 올라간 상태라서 높아진 물온도에 박테리아가 폭증할까 봐 걱정했었으나 다행히 사이클이 자리를 잡았는지 변동은 없었다.
쌈닭인 덩치 큰 니모 한마리를 격리해 두었더니 어항도 평화롭다.
격리되어 혼자있는 작은 니모가 혼자 있으니 마음 편히 이리저리 구경도 다니고 먹이를 주면 먹이 반응도 좋다.
그 덕분인지 덩치도 살짝 커졌는데 아직 큰 녀석에 비해선 살짝 작은 정도라서 격리를 지속해주고 있다.
덩치 큰 녀석은 격리되어 있어도 즐거운지 근처만 가면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구경을 한다.
격리되었기 때문에 활동량이 적을테니 먹이를 일부러 조금만 주고 있는데도 무럭무럭 자라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두 녀석이 선천적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서 격리를 풀어주면 다시 쌈박질이 날 것 같단 걱정이 아직은 든다...
한 두달 정도는 격리를 해주고 풀어줘야 덩치 차이가 역전되지 않을까 싶은데 가둬둔 녀석에게 괜스레 미안해진다.
오랜만에 어항 대청소도 해주었다.
기존에도 환수는 해주었지만 일상이 바빠 후다닥 물만 갈아주고 어항 벽이나 수류모터를 닦아주진 못 했었는데 그랬더니 한 달 사이 박테리아필름과 이끼가 많이 껴있었다.
박테리아필름이 어항 벽에 끼게되면 뿌옇게 보이게 되어서 기껏 맑은 물로 만든 보람이 없어진다.
오늘 환수를 하면서 박박 긁어주고 칫솔로 수류모터와 리턴모터 출수구에 낀 이끼를 청소해 주었다.
얼마나 껴있었던 건지 스크래퍼와 칫솔로 긁어주니 어항 안이 이끼와 박테리아필름 건더기로 눈이 날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속 시원하게 박박 긁어주곤 환수를 진행해 주었다.
환수 순서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난 내배어항에 35 큐브라서 물양이 적어 그렇게 많은 준비가 필요하진 않다.
먼저 정수기 물을 4리터 정도 받아 둔 후 그 물에 해수염을 풀어준다.
해수염 때문에 물이 뿌연데 나무젓가락이나 꼬챙이 같은 걸로 물을 저어주며 직접 소금을 풀어준다.
딴 분들은 수중모터를 사용하시거나 자동으로 풀릴 수 있는 방법을 애용하시던데 난 물양이 적어서 그냥 직접 저어주며 풀어준다.
대충 10분 정도 저어주면 얼추 풀리기 때문에 그렇게 수고스럽지도 않다.
그 후 사이펀을 이용하여 어항 안에 물을 빼내준다.
수이사쿠 사이펀인데 이게 정말 물생활 효자템으로 없으면 청소가 안 되는 필수품이다.
사이펀으로 물만 빼는 게 아니라 바닥에 깔린 바닥재도 한 번씩 빨아들였다가 놔주면서 바닥재 사이사이 박혔을 배설물이나 찌꺼기, 이끼등을 같이 빼내준다.
괜히 바닥재를 건들면 암모니아 폭탄이 올 수도 있다고 하는데 난 물고기가 3마리뿐이라 암모니아가 엄청 많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닥재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바닥재에 이끼가 끼거나 떡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더 보기 나쁘고 오히려 쌓아두었다가 나중에 건드리게 되면 암모니아 폭탄이 될 수 있기에 환수 때마다 번거로워도 꼭 같이 해주고 있다.
물을 4리터 정도 빼주는데 어항 전체 물의 10%를 환수한단 생각으로 4리터만 빼주고 다시 4리터를 넣어준다.
지금 어항의 총 물양이 32~34리터 정도 될 텐데 10%보단 좀 더 많은 편이다.
물도 채워줬으면 보충수 통도 닦아주고 다시 새물을 넣어준다.
물이 매일 증발하여 날아가는데 물 양이 줄어들면 염도가 올라가기에 날아간 만큼 맹물을 보충해 주어야 염도가 유지된다.
해수어항은 이 점이 까다로운데 염도가 틀어지면 물고기에게 악영향을 주게 되니 물 보충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다양한 물보충 방법이 있는데 난 거추장스러운 게 싫어서 ATO를 이용해서 물보충을 해주고 있다.
쉽게 말해서 자동 물보충인데 저 통 안에 맹물을 넣어주고 안에 모터가 들어 있어서 어항이 일정 수위 이하로 떨어지면 모터가 작동되어 맹물을 끌어올려 어항에 물을 보충해 주는 방식이다.
잘 샀다고 생각하는 도구 중 하나이다.
물생활하신다면 ATO 강력추천...!
아직 순탄하게 물생활을 이어가는 중인데 최근엔 소파를 사게 되어 더 편하게 물멍을 즐기고 있다.
물도 사이클이 제대로 잡힌 것 같으니 이제 슬슬 새로운 친구들을 넣어주려고 하는데 한번 타이밍 봐서 날이 풀리면 새 친구들을 구경하러 다녀와야겠다.
'취미 > 물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시작된 백탁 (9) | 2025.02.11 |
---|---|
니모키우기 - 드디어 잡힌 백탁, 백탁 해결, 다시 격리 (43) | 2024.12.27 |
니모키우기 - 성격 나쁜 니모 격리 생활 (62) | 2024.11.30 |
드디어 잡힌 백탁 + 37일차 (41) | 2024.11.08 |
평화로운 아기 니모들 - 어항 운영 애로사항에 관하여 (59) | 2024.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