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나들이 중 발견한 맛집
이제 다음 주면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동네 구경할 겸 쉬는 날 선유도역 근처를 돌아다녔다.
요즘 날씨가 거의 초봄 날씨라서 그런지 햇빛 쬐면서 돌아다니기 좋았기에 걸어서 동네 구석구석을 다녔는데 제일 중요하게 본 것이 근처에 큰 마트가 있는지와 맛집이 어디에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회사가 많은 동네도 부지가 큰 동네는 아니다보니 큰 마트는 잘 없고 그나마 아파트 상가에 딸린 마트가 가장 큰 마트였는데 그 정도면 장 보는 데엔 문제가 없어 보였기에 만족하였다.
맛집을 찾아서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선유도역이 회사가 많다보니까 저녁에 회식 겸 식사를 위한 식당이 많았기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선유도역을 중심으로 골목마다 식당들이 늘어져 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곳은 선유도역 대표 술집인 이천 냥 하우스와 또순이네라고 생각한다.
이천 냥 하우스는 저렴한 안주 가격으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맛도 나쁘지 않기에 저녁시간엔 가게 안이 꽉 찬다고 한다.
안 가볼 수 없는 곳이니 이사하고나서 한잔 걸치러 가볼 예정이다.
또순이네는 원랜 고깃집인데 같이 나오던 된장찌개가 맛있다고 유명해지면서 된장찌개만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 늘어났고 그 결과 된장찌개로 건물 하나를 올려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된장찌개도 딱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만 판매를 하는데 그때는 웨이팅을 각오해야 한다.
된장찌개 오픈런을 뛰어야 겨우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데 과연 오픈 전부터 가게 근처에서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맛이 궁금했지만 식당에서 먹기엔 기다리기 힘들어서 포장을 해서 먹어보았는데 과연 소문대로 맛있는 된장찌개였다.
이건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가게 외관부터 맛집 포스를 풍기는 가게를 발견하였다.
원조 북어국
가게 외관부터 오래된 노포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가게였는데 밖에선 안이 안 보이도록 쏵 가려져 있어서 처음엔 들어가기에 주저하게 되었다.
어떤 가게일지가 궁금해서 가게 리뷰를 살펴보았는데 맛집이라는 리뷰와 벌써 30년이 넘게 단골이라는 리뷰를 보고선 주저 없이 돌진하였다.
마침 점심 식사 시간도 되었고 따신 날이었지만 바람은 차서 따뜻한 국물로 몸을 녹이고 싶었기에 북엇국이 딱 땡겼다.
가게 내부는 작은 가게였고 테이블이 많진 않았지만 자리들이 넓어서 편히 먹기 좋았다.
들어가니 아주머니 2분 이서 북어를 손질 중이셨고 한분은 깍두기를 담그고 계셨다.
메뉴는 심플하게 북엇국, 북어찜, 북어찜정식 딱 3개만 있었다.
이것저것 메뉴가 많은 곳보다는 이렇게 메뉴가 적은 곳이 맛집일 확률이 크다.
바로 북어국 보통을 주문하였는데 가격도 참 착하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북엇국도 사 먹으려면 만원은 하는 곳이 보통인데 아직도 8천 원이라니...
만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가게라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주문하고 얼마 안 기다리니 바로 북엇국이 나왔는데 음식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기에 빠르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아주 좋은 식당인 것 같다.
북엇국은 뽀얀 곳이 있고 맑은 국인 곳이 있는데 여긴 오래 끓여서 만든 뽀얀 국물 북엇국이었다.
한입 딱 맛을 보니 구수하게 끓인 국물에 간도 슴슴하니 몸이 풀어지는 맛이었다.
찬 바람에 살짝 얼었던 입과 몸이 사르륵 녹아내리는 맛이었는데 요 몇 년간 먹었던 북엇국 중에 가장 맛있었다.
슴슴한 간에 아쉬워할 사람도 있을 텐데 그래서 반찬으로 양념 새우젓과 부추무침이 같이 나온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감칠맛을 추가하고 싶다면 부추무침을 북엇국에 넣어주면 된다.
밥을 말지 않을 수 가없는 맛인데 흰쌀밥과 어우러지는 북엇국에 몸과 마음이 녹아내리며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해장에 딱인 맛이었는데 전 날에 술 한잔 안 먹은 게 아쉬울 정도였다.
정말 호로록 흡입을 했는데 당연히 밥과 국물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먹어치웠다.
이사를 앞둔 이때에 맛집을 찾을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나들이였고 다음엔 전 날 술 한잔 걸치고서 해장을 하러 방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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