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더북한산점에 방문해서 여유로운 아침시간을 즐긴 후 주변 구경을 하기 위해서 북한산 초입 입구 근처를 돌아다녔다.
무료 주차 시간도 넉넉하게 남아있어서 주차 문제는 없었기에 맘 편히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아침 공기가 차가워서 잠깐사이에 몸이 움츠려 들어버렸다.
몸도 녹이고 빵을 먹어서 살짝 부담스러운 속을 달래기 위해서 일찍 오픈한 식당이 있는지 둘러보다가 오래된 식당을 발견하여 들어가게 되었다.
초원상회
북한산 초입 입구 바로 옆에는 북한산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는데 그 학교를 들어가는 입구 옆에 초원상회라는 식당이 있다.
이렇게 높은 곳에 학교가 있는 것도 신기했는데 초등학교 입구 옆에 식당이 있는 것도 잘 못 보던 모습이라 신기했었다.
뭐 파는 곳인가~ 기웃기웃 거려 보니 간단하게는 김밥, 어묵, 라면 같은 것도 팔고 식사로는 백숙, 닭볶음탕, 묵사발, 해물파전 등 등산 후에 막걸리 한잔 즐기며 식사를 하기에 딱인 식당이었다.
가게 안엔 테이블이 되게 많았는데 보도블록 바로 위에 테이블들이 올라가 있고 문쪽에선 사장님이 김밥을 말고 음식 준비를 하고 계셨다.
사장님 두 분이 정말 친절하셨는데 입구에서 기웃거리니 추운데 먹고 가시라며 말씀하기도 하고 뭐 찾으시는 거 있는지 먼저 물어봐주셨다.
식당에 들어가니 자리도 따뜻하게 난로 옆자리로 안내해 주시면서 필요한 게 없는지 챙겨주셔서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다.
식당 안쪽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난로가 있었는데 장작을 때는 난로인지 연탄을 때는 난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따뜻했다.
근처에 앉으니 열기가 후끈후끈해서 외투를 벗어도 될 정도였다.
난로 밑엔 박스가 놓여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가게에서 키우시는 건지 돌봐주시는 건지 아주 귀여운 고양이가 난로 밑으로 들어가서 자는 공간이었다.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풍경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메뉴가 있었는데 딱 등산을 마치고 먹기에 좋은 음식들이었다.
여름엔 닭백숙, 오리백숙으로도 유명한 식당이었는데 오래된 식당인 만큼 많은 단골분들이 계신 것 같았다.
여름에 북한산 등산을 마치고 이곳에서 백숙을 먹으면 여름 보양엔 최고일 것 같다.
우리는 빵도 제법 먹고 커피도 다 마시고 왔기에 푸짐하게 먹기엔 힘들어서 김밥 한 줄과 뜨끈한 라면 한 그릇을 주문하였다.
평소 김밥에 단무지를 빼고 먹는 편이라 단무지는 빼달라 말씀드렸더니 다른 재료를 푸짐하게 넣어주신 것 같았다.
김밥 간이 딱 좋았는데 특별히 뭔가 더 들어가진 않았지만 너무 맛있었다.
집에서 소풍날 엄마가 싸주시던 김밥과 같은 맛이었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제대로 된 김밥 맛이어서 감동도 느껴질 정도였다.
많은 분들이 식당에 들러서 김밥을 3~5줄씩 포장해 가셨는데 왜 그리 많이 포장하셨는지 알 것 같은 맛이었다.
라면은 진라면 순한 맛을 사용하시는 것 같았는데 평소엔 잘 안 먹는 진라면이지만 이 순간엔 세상 제일 맛있는 라면이었다.
추운 날씨에 움츠렸던 몸이 뜨끈한 라면 국물에 사르륵 녹아내렸고 아침부터 달달한 빵을 먹었더니 부대꼈던 속이 라면 국물로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김밥을 먹고 목이 막힐 때 라면 국물로 사악 내려주고 후루룩 면을 먹는 이 즐거움.
먹는 것에 대한 행복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김치도 적당히 익은 김치여서 라면에 딱 어울리는 맛이었기에 궁합이 너무 좋았다.
외관이 오래된 식당이어서 들어가면서도 살짝 걱정했지만 식당 분위기나 사장님의 친절함, 음식의 맛 모두가 너무나 좋았던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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