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일 차 - 나라 사슴공원
2일 차를 숙소 주변을 돌아보며 재충전의 시간으로 보냈더니 3일 차 아침부터 몸에 활기가 돌았다.
3일 차엔 오사카 근교에 위치한 사슴으로 유명한 나라를 방문하여 사슴공원과 사찰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전철로 금방 이동이 가능하고 오사카의 번잡한 거리에서 벗어나 푸른 나무와 귀여운 사슴을 보며 힐링할 계획으로 방문하였는데 나라에 도착해 보니 오사카 시내만큼 많은 사람들에 솔직히 놀랬다...
나라 역에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우글우글하였는데 다행히 역을 나가니 흩어져서 걸어다니는덴 큰 문제가 없었다.
역 앞에는 상점가가 위치해있는데 더운 날씨에 금방 당이 떨어져서 지나가다가 맛있어 보이는 당고 가게에서 당고 하나를 사 먹게 되었다.
당고는 주로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먹어봤었는데 이렇게 바로 앞에서 구워서 꿀을 발라주는 당고는 처음이었다.
역시 바로 구워서 준 당고라 그런지 따뜻따뜻했고 떡의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마트 꺼와는 차원이 달랐다.
위에 뿌려준 꿀같은 소스도 단맛과 살짝 간장의 맛이 감돌아서 그런지 단짠단짠 해서 금방 흡입해 버렸다.
당고로 당 보충을 해주고 본격적으로 나라 구경을 시작하였다.
사슴 공원
사슴 공원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는데 워낙 부지가 커서 아무 데나 가도 공원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헷갈린다면 사람들을 따라만 가도 공원으로 향할 수 있었다.
상점가를 나와서 풀과 나무가 있는 곳으로 살짝 들어가니 바로 사슴이 보였다.
옆은 도로로 차들이 다니고 있는데 바로 옆 화단 쪽부터 사슴이 대놓고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본격적인 공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사슴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는데 사슴이 사람을 피하질 않아서 가까이 붙어 구경하기도 좋았다.
사슴 전병이라는 사슴에게 줄 먹이도 곳곳에서 팔고 있었는데 살짝 돈 아깝긴 했지만 사슴과 좀 더 놀아보고 싶어서 200엔을 주고 구매했다.
신기한 게 전병을 사기 전엔 사슴이 대놓고 다가오진 않았는데 전병을 사니까 전병을 보고 바로 다가왔다.
전병 하나를 들고 있으면 사슴들이 우르르 몰려드는데 덩치가 좀 있다 보니 솔직히 무서웠다...
서로 전병을 먹으려고 손으로 입을 가져다다는데 손가락이 물릴까 봐 무서워서 조금 유인하고 전병을 던지는 식으로 사슴과 놀았다.
전병을 더 달라고 손을 물려고 하거나 옷이나 가방 끈을 잡아당기는 사슴들도 있었다.
아기들에게 전병을 주어서 사슴들이 몰린다면 애기가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애기를 데려온 가족은 조심해야겠다 싶었다.
200엔이나 주고 산 전병이지만 사슴들이 워낙 잘 먹어서 몇 번 주다 보면 금방 동나버린다.
사슴들이 전병이 없는 걸 알면 귀신같이 도망가거나 자기들 할 일 하러 가버려서 더 이상 사슴과 놀기는 어려웠다...
그나마 앉아 쉬는 사슴들은 근처에 가도 멀리 도망가진 않아서 전병을 다 쓰곤 사슴과 사진이나 찍으러 돌아다녔다.
나라는 사슴 공원이 유명하긴 하지만 신사나 사찰도 유명해서 관광객이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사슴과 실컷 놀고 사찰을 보러 이동하였다.
고후쿠지, 도다이지
고후쿠지는 사슴 공원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있는 곳으로 작은 절이다.
옛날에 아내의 병환 회복을 기원하며 지었다는 절이라고 들었는데 규모가 크진 않아서 가볍게 둘러볼 생각으로 방문하였으나...
복원 공사를 하고 있는지 들어가자마자 가림막이 세워져 있었고 사찰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다...
입구 쪽에 표시를 해줬다면 들어가지 않았을 텐데...
규모가 크진 않아서 들어갔다 나오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햇살이 뜨거운 날씨여서 그런지 조금 걸어도 땀이 쭐쭐 났다.
고후쿠지는 어쩔 수 없이 못 보게 되었고 안쪽으로 들어가며 사슴 공원과 같이 유명한 도다이지로 걸어갔다.
사슴 공원을 즐긴 사람들이 이 쪽으로 다 오는 건지 입구부터 사람이 진짜 많았다.
입구 옆쪽에는 작은 상점들이 몰려있었는데 그쪽엔 더운 날씨에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서 뭐 하나 사기도 어려웠다.
사람들을 헤치며 도다이지 안쪽을 구경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걸어 들어갔다.
부지런히 걷다 보니 드디어 도다이지 메인 건물을 보게 되었다.
이렇게 큰 목조 건물은 태어나서 처음 봤는데 멀리서 보았을 때부터 크기에 놀랐지만 가까이서 보면 훨씬 더 커 보여서 압도되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 옛날에 이렇게 큰 건물을 만들 수 있었고 이렇게 유지를 해왔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안에 들어가게 되면 가운데에 엄청나게 큰 불상이 앉아있다.
진짜 크기가 엄청나서 앞에 붙어서 불상의 머리 쪽을 보려면 고개를 들어야 하는 정도였다.
들어오기 전부터 건물의 엄청난 크기에 압도되었는데 안에 들어와서 불상을 보게 되면 경건함까지 느끼게 되었다.
이런 역사가 있는 물건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었다는 게 부러우면서도 질투도 났다.
우리나라도 멋지고 대단한 문화재가 많았지만 일본이나 전쟁으로 많이 파괴되었다는 게 참 아쉬웠다...
안에는 불상들과 기둥 구멍을 통과하기 정도만 있었고 크게 특별한 건 없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금방 구경할 수 있었다.
워낙 큰 건물이라서 그런지 그늘이 잘 되어있어서 구경하면서 땀을 식힐 수 있었다.
구경을 실컷 하고 이제 사슴 공원을 벗어나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나가는 길에 땀을 많이 흘려서 갈증이 났기에 고즈넉한 카페를 방문해서 시원한 커피 한잔을 즐겼다.
3일 차 나라 구경은 참 좋은 시간이었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정말 맑고 파란 하늘과 덥긴 했지만 쨍한 햇살에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고 푸른 풀과 그런 풀밭에서 돌아다니는 사슴을 구경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시내를 가진 나라라는 동네가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숙박을 하며 제대로 구석구석 구경 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든 힐링 타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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