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식당
오랜만에 망원시장 나들이를 다녀왔다.
차를 끌고 가지 않고 버스를 타고 느긋하게 떠난 나들이였는데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솔직히 주차 문제도 없는 게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더 편했다.
망원시장엔 역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었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와서 구경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부부도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추운 날씨에 몸도 굳고 배도 출출해져서 간단한 식사를 하기 위해서 맛집을 찾다가 망원식당을 방문하게 되었다.
망원식당은 국수를 전문으로 보리비빔밥이나 돈까스, 만두도 파는 분식식당 느낌의 식당이었다.
평소에도 국수를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먹는데 식당에서 먹는 멸치국수의 육수 맛을 낼 수 없어서 국숫집이 보이면 참지 못하고 들어가게 된다.
메뉴엔 김치말이 국수도 있어서 흔들렸는데 가장 기본인 멸치국수와 한입만두로 주문하였다.
한입만두는 물만두 같았고 이 식당은 육수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보였기에 멸치국수를 선택하였다.
테이블엔 셀프 업소라는 안내가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식당에 들어가앉아도 반찬이나 물 같은 기본적인 상차림이 없었다.
처음엔 몰라서 멀뚱히있다가 안내문을 보고 물과 수저, 김치를 세팅하였다.
음식 준비가 되면 주방 앞쪽에서 음식 나왔다고 알려주시고 직접 가지러 가면 된다.
약간 휴게소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 느낌이 나서 재미있었다.
음식을 받자마자 먹기 바빠서 먹는 도중에 찍은 사진이라 이쁘진 않지만...
한입만두는 역시나 물만두였고 일반적인 냉동 물만두였다.
크게 나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만두지만 추운 날씨에 따신 음식이라서 그런지 맛있었다.
멸치국수는 처음 나올 땐 맑은 멸치육수에 국수가 한가득 담겨 나왔는데 약간 칼칼하고 짭짤하게 먹고 싶어서 간장양념을 넣어서 국물색이 빨개졌다.
기본 육수의 맛은 진한 멸치의 향기와 맛이 느껴졌는데 역시 식당에서 먹는 국수의 육수는 깊고 깔끔하다.
이 맛을 집에선 따라가질 못해서 아쉬울 뿐이다.
간장 양념을 넣게 되면 살짝 칼칼해지면서 좀 더 짭짤해지는데 기본 육수도 싱거운 편은 아니어서 많이 넣지 않는 게 좋다.
후후 불어가며 호로록 먹는 국수의 맛이 일품이었다.
역시 국수는 아무 때나 먹어도 맛있긴 하지만 추운 겨울, 하얀 입김을 내보내며 몸이 굳어있을 때 따신 국물과 함께 호로록 먹어줘야 더 맛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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